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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서이초 극단선택 교사, ‘사망 5일前’ 메시지→업무수첩 공개되자 모두 오열했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23. 8. 8.

“엄마”…서이초 극단선택 교사, ‘사망 5일前’ 메시지→업무수첩 공개되자 모두 오열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1학년 담임교사 A씨가 사망 5일 전, 어머니에게 보낸 메시지가 공개돼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어머니, 그럼 그냥 놔둘까요?

온라인 커뮤니티

2023년 8월 4일 JTBC는 유가족의 동의를 받아 A씨가 생전 작성했던 업무수첩 일부와 A씨의 메시지를 공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A씨는 업무수첩에 학급에서 발생한 일들을 자세하고 꼼꼼하게 기록해놨습니다.

 

A씨는 학기 초부터 특정 학생들의 문제 행동을 적어놨고, 어떻게 해야 잘 지도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습니다.

JTBC

업무수첩에는 학급에 대한 깊은 고민이 역력하게 적혔고, A씨는 "학급 붕괴를 막기 위해 해야 할 일"을 써놓기도 했습니다.

A씨는 또 수첩에 "아이에게서 문제 행동이 보이면 바로 협력 교사에 요청해야 한다", "반말이나 발차기 등 예의 없는 행동을 하면 강하게 훈육해야 한다" 등의 다짐을 적었습니다.

 

A씨는 업무수첩을 통해 학부모 민원에 대한 고민과 속마음도 털어놨습니다.

JTBC

여기에는 학부모와의 면담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A씨가 힘들어 한 정황도 담겼습니다.

수첩에는 2023년 6월 A씨가 학부모와 대화한 것으로 보이는 내용이 적혔고, 학부모는 A씨에게 "왜 자꾸 우리 아이한테만 그러냐"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에 A씨는 "어머니, 그럼 그냥 놔둘까요? ○○이가 뭘 하든 그냥 놔두면 되나요?"라며 하소연하듯 메모를 남겼습니다.

 

바로 그 날이었는데...

JTBC

유가족 측은 이른바 '연필 사건'의 학부모 상담이 있었던 당일, A씨와 나눴던 대화 내용도 JTBC에 함께 공개했습니다.

 

'연필 사건'은 지난 2023년 7월 12일 A씨의 학급 수업 중에 발생했던 바, A씨는 이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일주일 뒤 교내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서울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안'에 대한 합동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건 당일 A씨의 학급에서는 B학생이 C학생의 가방을 연필로 찌르자 C학생이 연필을 빼앗으려다 자신의이마를 그어 상처가 생긴 일이 벌어졌습니다.

서울교사노동조합

이튿날인 2023년 7월 13일 A씨는 학교 측에 '연필 사건'을 보고한 뒤, 두 학생 측 부모님들의 만남을 주선했습니다.

 

학부모 양측 중재에 나선 A씨는 당시 "연필 사건이 잘 해결됐다"라고 안도했습니다.

그러나 C학생의 학부모는 A씨가 알려주지 않은 개인 휴대전화로 여러 차례 전화를 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JTBC

A씨는 자신이 알려준 적 없는 개인 휴대전화로 학부모의 연락이 지속적으로 오자 주변 동료들에게 불안한 감정을 호소했습니다.

 

학교 측에 상담을 요청한 A씨는 "연필 사건 관련 학부모가 개인번호로 여러 번 전화해서 놀랐고 소름 끼쳤다"라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학부모 상담이 있던 날이자 사망 5일 전인 2023년 7월 13일 A씨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엄마ㅠㅠ"라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JTBC

딸의 메시지를 받은 A씨의 어머니가 놀라 "왜? 가슴이 철렁한다. 무슨 일이길래"라고 묻자 A씨는 3시간 뒤 "너무 힘들어"라고 짤막한 답장을 보냈습니다.

유가족은 A씨의 생전 문자를 두고 "정말 힘들었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심경을 전했습니다.

"가슴이 아팠다. 미어졌다. 얼마나 힘들면"이라며 말끝을 흐린 유가족은 딸을 잃은 슬픔에 차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집에서는 그러지 않는데요?”

YTN

1998년생, 새내기 교사였던 A씨는 자신의 학급에서 일어난 '연필 사건' 발생 약 일주일 후인 2023년 7월 18일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건 직후 서울교사노동조합은 "A씨가 학교 폭력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학부모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았다"라며 성명을 냈습니다.

교육부는 "조사 결과 A씨의 담당 학급에서 '연필 사건'이 발생한 게 사실"이라며 "A씨는 학생 생활지도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A씨가 '연필 사건' 후 여러차례 주변에 불안감을 호소했다는 진술도 확인됐다"라고 입장을 내놨습니다.

서울교사노동조합

동료 교사의 증언과 기록에 따르면 A씨는 연필 사건에 연관된 학생 2명 외에도 또 다른 학생 2명의 생활태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 익명의 제보자는 "한 학생이 가위질을 하다가 소리를 지르고 난동을 부리거나 울부짖는 소리를 내는 문제행동으로 A씨가 불안해했다"라고 귀띔했습니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 "A씨가 학생 어머니에게 연락을 했지만 '집에서는 그러지 않는데 학교에서는 왜 그랬을까요'라고 했다"라는 동료 교사의 진술도 확보했습니다.

에듀프레스

A씨가 학교에서 생을 마감한지 18일째였던 2023년 8월 5일, 전국에서 모인 교사 등 4만 명이 참석한 '교사와 학생을 위한 교육권 확보를 위한 3차 집회'에서는 유족 대표인 고인의 사촌 오빠 B씨가 눈물을 쏟았습니다.

정부서울청사 앞 한길에 마련된 무대 위에서 B씨는 "학교 업무 압박으로 목숨을 바친 우리 동생의 명예를 지켜주시고 억울함을 밝혀주시면 감사하겠다"라며 입을 열었습니다.

"올바른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해주시길 감히 호소드린다"라며 울먹인 B씨는 "서이초교 진상규명을 촉구한다"라고 말한 뒤 "촉구한다"를 10차례 반복하면서 울부짖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