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라법 적용될까"...버린 아들 사망하자 보험금 타러 '54년' 만에 나타난 친모
최근 버린 아들이 사망하자 보험금을 타기 위해 54년 만에 나타난 친모가 존재해 화제를 모았던 가운데, 구하라법이 적용될 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54년 만에, 나타난 친모... "사망한 아들, 보험금 타러"
50년 넘게 연락을 끊고 살다가 아들이 죽자, 보험금을 챙기려고 나타난 80대 친모가 사망 보험금을 딸과 나누라는 법원의 중재안마저 거절해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2023년 8월 18일 부산고법 2-1부(김민기 부장판사)는 전날 화해권고결정을 통해 친모 A씨에게, 아들 김종안 씨 사망 보험금의 일부인 1억원을 고인의 친누나인 김종선 씨에게 지급하라고 결정했습니다.
이 돈은 수협이 법원에 공탁한 김종안 씨 사망 보험금 2억 3000여만원의 40% 가량에 해당하는 금액이었습니다.
법원은 이렇게 관련 소송을 마무리하자는 권고를 했으나, A씨 측은 이의신청서를 제출하며 법원의 중재안을 거절했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8월 31일 정식 판결을 할 예정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후 김종안 씨의 친누나 김종선 씨는 인터뷰에서 “50년 넘게 연락 한번 없다가, 아들의 사망 보험금을 두고 소송전을 치르면서도, 친모는 얼굴 한번 내비치지 않았다”며 “법원의 화해권고결정도 백번 양보하고 배려했는데, 무슨 권리로 거절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김종안 씨는 2021년 1월 거제 앞바다에서 어선을 타다 폭풍우를 만나는 바람에 실종되었습니다. 사고 이후 고인 앞으로는 사망 보험금 2억 3000여만원과 선박회사의 합의금 5000만원 등 3억원 정도의 보상금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소식을 듣고 나타난 A씨가 민법의 상속 규정을 내세우며 보상금을 가져가겠다고 주장해 법정 다툼이 시작되었습니다.
A씨는 김종안 씨가 2살이던 54년 전 사라진 뒤, 지금까지 아무런 연락 없이 지내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종선 씨는 양육 의무를 지키지 않은 부모의 재산 상속을 금지하는, 이른바 ‘구하라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했습니다.
이에 사건의 흐름이 어떻게 흘러갈지 벌써부터 귀추가 주목되었습니다.
더 자세한, 그간 행적 드러나며... "공분 사"
54년 만에 아들 김종안 씨의 사망 보험금을 타러 나타난 것도 상당히 어이가 없는 일이었지만, 친누나 김종선 씨가 그간 친모의 행적을 낱낱이 고발해 다시 한번 공분을 샀습니다.
김종선 씨는 “친모는 동생(김종안 씨)이 2살 무렵 떠난 후 한 번도 우리 삼남매를 찾아오지 않았고, 따뜻한 밥 한 그릇도 해준 적이 없다. 그를 엄마라고 불러보지도 못했다”며 “친오빠가 1999년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했을 때도, 경찰서를 통해 연락이 갔지만 오지 않았다. 정말 본인의 자식이라고 생각했다면 그렇게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런데 이제 막내동생이 죽자 갑자기 나타나, 거액의 재산에만 눈독을 들이고 있다”며 “생모는 동생의 통장에 있던 1억원의 현금과 동생이 살던 집도 모두 자신의 소유로 돌려놓았다. 이 친모는 엄마도, 사람도 아니다”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한편 김종선 씨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앞으로 다시는 이런 기막힌 일이 있으면 안 된다”며 “이번에 반드시 국회에서 구하라법이 통과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구하라법, 과연... "이번에는 적용될까?"
그렇다면 과연 김종안 씨 친누나 김종선 씨의 바람대로, 과연 이번에 구하라법이 적용될 수 있을까?
2023년 8월 9일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선원 구하라법’을 발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선원 구하라법(선원법·어선원 및 어선 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은 선원이나 어선원이 사망해 유족급여·행방불명급여를 지급할 때, 양육 책임 있는데도 양육을 하지 않은 사람에게 급여가 지급되지 않도록 하는 게 골자였습니다.
별개로 가수 구하라가 2019년 11월 세상을 떠난 이후, 보호·부양 의무 다하지 않은 직계존속·직계비속의 상속권을 박탈하는 ‘구하라법’(민법 개정안)은 3년 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상황이었습니다.
‘공무원 구하라법’이라 불리는 공무원연금법·공무원재해보상법 개정안이, 이미 2년 7개월여 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과는 대조적이었습니다.
이에 서영교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선원 구하라법이 통과하면 선원이나 어선원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자녀가 어릴 때 버리고 도망갔다가 그 자녀가 사망하자 갑자기 나타나 재산과 보험금, 합의금 등을 모두 가져가 버리는, 인면수심의 비인간적 행위들이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친모 사람인가", "와 이런 일이 발생하기는 하는구나", "당사자는 진짜 어처구니가 없을 듯", "살 만큼 사셨는데 대체 왜 그러세요",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