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의 외식, 5분만 늦게 나왔더라면”…서현역 칼부림 60대 피해자 끝내 사망…모두 오열했다
분당 서현역에서 발생한 '차량 돌진 및 흉기 난동' 사건의 피해자 14명 중 한 명이 끝내 숨진 가운데,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돼 많은 이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외식하기 위해 나왔다가...
2023년 8월 6일 경기남부경찰청 등의 말을 종합하면, 사건 당시 피의자 최모(22)씨가 운전한 모닝 승용차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졌던 60대 여성 이모(64)씨가 이날 새벽 2시께 사망 판정을 받았습니다.
2023년 8월 3일 최 씨는 흉기 난동을 벌이기 직전 이 차를 몰고 경기 성남시 분당구 AK플라자 백화점 인근에서 인도로 돌진해 이 씨 등을 들이받았습니다.
사망한 이 씨는 이날 남편과 외식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건이 있기 전 이 씨 부부는 외식을 하기 위해 집에서 10여 분 떨어진 AK플라자 백화점으로 향했고 부인인 이 씨는 인도 안쪽에서, 남편은 차도와 가까운 바깥쪽에서 함께 걸었습니다.
두 사람이 백화점에서 100여 m 떨어진 아파트단지와 상가를 지날 때쯤, 갑자기 뒤에서 모닝 차량이 빠른 속도로 달려오더니 이 씨 부부를 순식간에 덮쳤습니다.
이들 부부를 들이받은 차량은 이내 인도 위 다른 행인들도 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편이 정신을 차렸을 때 이미 부인 이 씨는 의식을 잃고 길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사고 직후 심정지 상태였습니다.
남편은 정신없이 심폐소생술을 했고 호흡을 회복한 이 씨는 인근 성남시 분당차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습니다.
다행히 심장 박동이 돌아왔지만 최 씨의 차에 치여 머리를 크게 다친 부인 이 씨는 결국 뇌사 상태에 빠졌고, 2023년 8월 4일 오후에는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혈압이 낮아지는 등 상태가 다시 악화됐습니다.
남편의 절규... “못 지켜줘서 정말 미안해”
2023년 8월 4일 오후 분당차병원 중환자실 앞에서 이 씨의 남편 A씨는 휴대전화로 찍은 사고 현장을 보여주며 "여기에 꽃이라도 하나 놔주세요. 부탁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딱 5분만 늦게 나왔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을"이라고 운을 뗀 A씨는 "함께 손잡고 걷고 있었는데 아내만 차에 치였다. 못 지켜줘서 정말 미안합니다"라며 절규했습니다.
여전히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A씨는 이어 "아내의 상태가 전날보다 더 안 좋아졌다"라며 통곡했습니다.
"차가 인도로 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냐"라고 반문한 A씨는 "정신을 차렸을 때는 아내가 쓰러져서 피를 흘리고 의식이 없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습니다.
A씨는 "주변 사람들이 119, 112에 신고하라고 소리를 질렀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 씨의 상태가 악화했다는 소식을 들은 이 씨의 언니들도 2023년 8월 4일 오후 중환자실에 들어가 면회를 하고 나왔고, 이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한동안 대기실에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하루 전에도 왔었다
지난 2023년 8월 3일 오후 5시 59분 최 씨는 분당구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 1∼2층에서 시민들을 향해 흉기를 마구 휘둘렀습니다.
이로 인해 시민 9명이 다쳤고 이 중 8명이 중상, 흉기를 휘두르기 직전 백화점 2층 연결 통로인 인도로 돌진한 최 씨의 모친 소유 모닝 차량에는 5명이 들이받혀 이 씨가 숨지고 4명(3명 중상)이 다쳤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최원종은 범행 하루 전날에도 흉기를 들고 서현역을 찾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생명이 위태로운 위중 환자는 사망한 이 씨를 비롯해 20대 여성 김모 씨가 있으며, 나머지 피해자는 차량 충돌로 무릎과 머리를 다치거나 배, 옆구리 등을 흉기에 찔렸지만 수술 등 치료를 받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0대 여성 피해자 김 씨는 사고 직후 의식 저하 상태로 경기 수원에 있는 아주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 김 씨가 이송된 걸 목격한 병원 관계자는 2023년 8월 4일 한 매체를 만나 "어제 저녁에 20대 여성이 이송돼 오자마자 가족들이 여럿 몰려와서 울고 난리가 났었다"라고 전했습니다.
이 씨가 끝내 사망함에 따라 경찰은 피의자 최 씨의 혐의를 '살인미수'에서 '살인 등'으로 변경했고, 이번 사건 피해자는 '14명 부상'에서 '1명 사망, 13명 부상'이 됐습니다.
“경찰은 결정 안했지만”
수원지법 성남지원 임혜원 영장 담당 부장판사는 2023년 8월 5일 밤 경찰이 신청한 최 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최 씨는 이날 영장 심사 출석을 위해 검거 후 처음 모습을 드러냈으나,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습니다.
경찰은 최 씨를 상대로 범행 경위에 대한 조사는 물론 신상정보공개 여부도 함께 검토 중인 바, 아직 경찰이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지만 JTBC 뉴스룸은 2023년 8월 4일 보도를 통해 피의자 최 씨의 신상을 공개했습니다.
뉴스룸 측은 "국민의 알 권리, 또 범죄 예방 효과를 고려해 공개하기로 했다"라면서 "이번 사건을 저지른 피의자의 이름은 최원종, 2001년생 22살"이라고 알렸습니다.
뉴스룸은 "지금까지 확인된 바로는 2001년 생 최원종은 정신 병력 있는 '아웃사이더'였다. 중학생이던 2015년부터 정신과 진료를 받았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고등학교는 1년을 못 다니고 '대인기피증'으로 그만뒀으며, 자퇴 뒤인 지난 2020년 '조현성 인격장애' 진단을 받았다. 고립과 단절이 특징인 정신 장애이지만 '흉기 난동'을 벌일 때까지 제대로 된 치료는 받지 않았다"라고 첨언했습니다.